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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이의 삶

2248 08.02.17

by 경계인 A 2017. 2. 9.

사회학 같은걸 하면 할 수록 사는데 의미 같은건 없고 개인이라는건 다 이 거대한 사회라는 시스템의 부속품 중 하나인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 섞인 질문이 고개를 든다.


인구는 지속적으로 꾸준히 늘고 있으니 개개인이 띄는 중요성과 희소성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하강수렴할테고,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며 달려가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태어났으니까? 혹은 뭔가 더 큰 일을 하려고? 이건 너무 자의식 과잉 같나, 아니면 교수들이 좋아하는 social construct?


제일 일반론적인 답변으로 '행복해지려고'가 있는 것 같은데, 작금의 내 자신의 상태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 특히 미래에 뭘 하고 싶은지조차 확실히 와닿는바 없이 애매한 구상 뿐이라는 것 미래에도 내가 지금보다 딱히 특출나게 행복할 지도 모르겠다.


애당초 행복이라는게 어떤 식으로 정의 되는건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런 행복론 자체를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보면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 아닌가. 물론 일상 속 소소한 행복 같은거야 있다. 잠깐 반짝하고 타는 필라멘트 전굿불 같은. 그런데 이걸 위해 산다고 하기에는 조금 인생이 텅 비지 않았는가. 이런 소소한 행복이 모여 큰 행복을 구성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에 행복만이 있을리가 없다. 당연히 어마무시한 슬픔도 함께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그렇다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 아닌가?


어떻게보면 도피 같기도 하다. 확고하게 와닿는 이유를 찾을 수 없으니, 사람들은 행복론이라는 두루뭉술한 이론으로 도피처를 찾는 것은 아닐까. 혹시 이런 상투적 행복론이 생각을 그만하기 위한 핑계인 것은 아닐까?


물론 행복론이 완전히 틀려먹었다는 것은 아니다.  굳이 사회 규범에 따른 적당히 돈 많고, 심적으로 안정되고 사회적 관계에 문제가 없으면 행복하다고 인정되는 그런 종류의 정의가 아니라, 개개인이 정의하기 나름의 행복일 수도 있으니까. 이런 경우에는 굳이 부정적으로 툴툴거릴 생각은 없다. 이 초안을 썼던 2년 전과 비교하여 내 자신이 그 정도로 초췌하게 찌들어 있지는 않고.


그저 개인적인 문제일뿐. 그냥 언젠가 답이 나올때 까지는 이따금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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