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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취4

February 2014, Cambodia 2014년 2월, 캄보디아. 한창 여러모로 힘들 때 간 여행. 그때는 그저 짜증과 냉담한 마음 뿐이었지만, 지금 와 사진을 보며 돌이켜보자니 기분이 묘하다. 과거의 신비로운 영광이 정글 속으로 망각되어 스러진 모습. 증오와 야만의 흔적과 그 야만을 뒤로하고 피어나는, 야만을 역사책 속의 이야기로만 아는 새 생명들. 세상은 순환한다. 파괴가 있으면 탄생이 있다. 탄생이 있으면 반드시 파괴가 있다. 그 모든 것은 한발짝 떨어져 지켜보면 찰나일지어다. 암흑 속에서도 저 메콩강 위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처럼, 영원과 같은 긴긴 밤의 끝에서라도 빛은 반드시 다시 비춘다. 어떤 모습의 하루가 될지, 새 태양 아래의 하루는 얼마나 긴 하루가 될지 알 수는 없어도, 새로운 아침은, 새 날은 분명 온다. 2017. 4. 7.
December 2013, Nha Trang, Vietnam. 2013년 12월, 베트남 냐쨩. 흘러간 시간을 되짚으며 옛날 사진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불과 3-4년 전의 가까운 과거일테도 너무나도 멀게 느껴져 이질감이 든다. 그때는 당연했던 그 시간이 - 어서 지나가기를 바랬던 그 시간이, 지금에 와서는 다시 되돌아 갈 수 없다고 생각하면 까닭모를 망연한 두려움과 우울감이 찾아오고야 만다. 기이할 정도로 멀게 느껴지는 현재와 과거의 거리감에 찾아오는 패닉은 멋대로 마음 속에서 날뛰어서, 미래에 찾아올 결혼이나 죽음까지도 순식간에 훅하고 다가올 것만 같은 초조함이 드는 것이다. 시간을 잡아 묶어둘 수만 있다면. 그럴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2017. 2. 9.
August 2013, Mui Ne, Vietnam. 2013년 8월, 베트남 무이네.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한 연례 여행. 그때는 몰랐던, 지금와 돌이키면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그때. 2017. 2. 9.
2012, Ho Chi Minh City, Vietnam. 2012년 베트남 호치민시. 2012년 내가 지붕 삼아 살아온 하늘. 돌아가고 싶은, 그리워 마지 않는, 집의, 남국의 하늘이여. 2017.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