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2 사막에 부는 바람. 모래 언덕 정상에 내려앉은 정적아. 너를 방석 삼은 소리라곤 감아둘러 펄럭이는 스카프 소리와 모래 표면을 비틀거리며 내달리는 바람 소리 뿐이구나. 정적을 꼬리에 매달아 사막을 내달음치는 공허한 메아리야, 너는 사막 벌판 끝 그 어디로 내달려 가느냐? 모래 알갱이를 딛고 살아온 그가 얇게 읊조리니, 비 오는 날도, 바람 부는 날도, 정적이 똬리를 틀고 앉는 날도 있는 이 곳이 바로 하늘이렸다. 2017. 7. 4. 아드리아해로부터 바다 위에 두 발로 선채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암청빛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면, 그 빛에 홀려 알아차리지도 못한채 조용히 다가온 먹먹한 슬픔에 살폿 쌓여 가라 앉아 버릴 것만 같은 때가 있다. 한숨 쉴 힘도 없이 가만히 고개를 떨구어 갑판 밖으로 내민 왼손 손가락 사이사이만을 바라보고 있자면, 손가락 틈새로 지나쳐가는 부서진 파도의 푸르고, 하얀 포말의 파노라마 위에 가만히, 그저 가만히 몸을 뉘이고만 싶다. 그래서 이름 모를 섬의 이름 모를 해변에 닿을 때까지, 그저 두둥실 떠내려가고만 싶다. 2017. 6.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