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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공방/시

아드리아해로부터

by 경계인 A 2017. 6. 10.
바다 위에 두 발로 선채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암청빛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면, 그 빛에 홀려 알아차리지도 못한채 조용히 다가온 먹먹한 슬픔에 살폿 쌓여 가라 앉아 버릴 것만 같은 때가 있다.

한숨 쉴 힘도 없이 가만히 고개를 떨구어 갑판 밖으로 내민 왼손 손가락 사이사이만을 바라보고 있자면,

손가락 틈새로 지나쳐가는 부서진 파도의 푸르고, 하얀 포말의 파노라마 위에 가만히, 그저 가만히 몸을 뉘이고만 싶다.

그래서 이름 모를 섬의 이름 모를 해변에 닿을 때까지, 그저 두둥실 떠내려가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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