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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이의 삶16

0553 23.01.17 조금 멍하니 피곤하네요. 2017. 1. 23.
2304 11.01.17 그간 조금 우울한 얘기를 이틀 연속으로 해왔으니 오늘은 조금 가벼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까. 아니 조금은 감성적인 이야기일까. 짝사랑을 했었다. 1년 반 정도, 가슴 아리게. 짝사랑이자 첫사랑이었던 풋내 나는 서투른 사랑의 끝은 이러한 종류의 이야기의 끝맺음이 대부분 그러하듯, 좋지 않았다. 끝맺음 없이 책을 쓰다 말고 떠난 느낌이었다. 그 이후 3년의 기간. 그 기간 동안 그녀는 나에게 있어 인간이라기 보다는 무엇이라고 할까, 종교적 심볼에 가까운 무언가로 변해갔다. 그녀를 맹렬히 증오했고, 그런 그녀를 증오하는 나에게 역겨움을 느꼈고, 그러면서도 그녀를 여전히 - 아마 확실히, 사랑했었다. 진정한 의미의 극복은 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노력을 기울인 뒤, 그녀와 대면함으로써 이루어졌다. .. 2017. 1. 12.
0013 10.01.17 살아오며 나름대로 관찰해보건데, 세상은 일반의 자아와, 큰 자아와, 높은 자아를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관찰을 하기까지 달리 대단한 이유는 없다. 내 자아감과 타인의 자아감 간의 거리감을 가늠하다보니 자연스레 느껴지게 된 것이 아닐까. 일반의 자아를 가진 사람들은 그런대로 현실에 순응하고, 삶에 대한 물음을 이따금 갖기도 하지만 어영부영 넘겨버리거나 나름의 - 미봉책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평범히 살아가는듯 하다. 그들은 그런 추상적 담론보다 주로 당장 당면한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문제들을 오롯이 짊어지고 감에 이미 벅차다. 결국 그들에게 인생이란 남들이 생각하는 세간의 일반적 행복 기준에 맞춰, 그럭저럭 근근히 따라가며, 자신을 그 기준에 영합하며 살아가는 것이니까, 아마 .. 2017. 1. 10.
0704 09.01.17 별 다른 목적 의식도 없이 그저 침대에 눕기가 어째서인가 싫어 컴퓨터를 붙들고 있으면 새벽의 시간은 낮의 시간보다 배로 가속되어 흘러가는 듯 하다. 딱히 오늘 잠을 자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이미 어깨 위에 살폿 앉아있는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일까 마취된 듯 무던해진 감각은 그런 이성적인 명령에 적극적으로 반항하는 것도, 그렇다고 순종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태도로 일관해온다. 가벼운 죄책감과 경미한 두통, 적당한 우울감과 피로감이 배합된 채로 새벽녘의 문턱에 앉아 있는 이 순간 나는 이유도 무엇도 없이 망연히 표류한다. 2017. 1. 9.